컬리는 온라인 식품 새벽배송을 무기로 성장했다. 국내 유일 100% 풀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 선주문 직매입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컬리의 경쟁력은 차별화되고 믿을만한 상품의 경쟁력, 프리미엄 이미지이고, 전면 종이 포장재, 생산자 동반 성장 등과 같은 지속가능 경영을 추구한다는 경영 철학 역시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덕분에 컬리는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 받으며 총 누적 9천억에 달하는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야기된 성장 정체와 지속 확대되는 적자로 시장은 컬리의 위기를 언급 한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컬리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도 중이다. Story 2에서는 컬리의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 컬리 사업 추진 방향
23년 하반기부터 3P 및 패션 카테고리 확장, 데이터 판매, 오프라인 대형 행사, 커뮤니티 등 새로운 사업 시도를 하고 있다.
① 3P 오픈마켓, 패션 카테고리 확장
컬리는 식품 새벽배송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직매입 방식(1P)을 채택한다. 하지만 생활용품, 리빙 등 비식품군 상품을 확대하며 좀더 효율적으로 구색을 키울 수 있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신 기존 오픈마켓과 달리 상품 검증기능은 강화해 컬리의 상품 퀄리티, 큐레이션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3년 하반기부터 3P 오픈마켓 서비스 및 카테고리 확장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23년 4분기 패션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80% 신장했고, 최근 컬리는 24.2월 삼성물산의 빈폴, 구호 등의 브랜드, 3월에는 코오롱 FnC의 럭키슈에뜨, 슈콤마보니, 쿠론 등 7개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패션 카테고리를 적극 확장하고 있다.
② 퀵커머스
컬리는 23.6월 메인 배너로 '오늘 저녁 우리집 식탁'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라이브 커머스로 방송한 상품을 당일 배송하는 저녁 딜리버리 서비스로, 라이브 방송은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고 당일 오후 1시까지 주문하면 오후 6시 이전까지 당일 배송된다. 컬리는 라이브커머스로 큐레이션 파급력을 극대화 하며, 당일 준비된 한정된 상품에 대해 당일 배송 테스트를 실험할 수 있었다. 당시 저녁 딜리버리 배송은 체인로지스의 두발히어로가 담당했다.
그리고 2024년 신 사업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정했다. 본격적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주문 즉시 포장, 배송을 하기 위한 도심 거점 물류 센터와 배달대행업체가 필요하다. 이에 컬리는 지난해 말부터 MFC (Micro Fulfillment Center) 설치 지역을 물색하고, 배달대행업체와의 제휴 등 사전 준비 작업을 해왔다.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MFC)는 도심형 소규모 물류센터로, 온라인 주문 즉시 포장, 배송을 하는 상품 보관창고 겸 물류센터 역할을 한다. 컬리 역시 올해 1월부터 강남구 대치동에 MFC 설치를 위한 계약을 준비해 왔다고 알려졌다. 다만, MFC 계약이 불발되며 다른 입지를 찾고 있다고 전해졌고, 배달 파트너로는 '부릉'(메쉬코리아)이 정해졌다고 한다.
③ 데이터 판매 (23.8월)
컬리는 입점한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해당 파트너사의 상품 재고 정보, 판매 지표, 고객 정보 등 데이터 리포트를 유료로 제공하는 데이터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다. 데이터 판매 사업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비용은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 요금은 베이직은 월 300만원, 프리미엄은 월 900만원이고, 연간 이용시 30% 할인을 제공한다.
컬리는 파트너사의 상품을 직매입한다. 즉 파트너사에게 상품을 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주문이 발생하면 직접 배송해 고객에게 판매한다. 컬리가 상품 재고에 대한 보관, 폐기 등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매량, 구매자 정보, 프로모션 효과 등을 예측해 파트너사에게 발주한다. 하지만 기존에 파트너사는 컬리의 판매량, 실시간 재고 등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아 컬리의 발주에 대한 예측과 대응이 어려웠다. 유통 기한이 짧은 식품 상품의 특성 때문에 선작업을 해놓을 수도 없어, 컬리의 긴급 또는 추가 발주에 대해서는 급하게 대응해야 했거나, 대응할 수 없어 판매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러한 데이터에 대한 파트너사의 니즈를 파악한 컬리는 파트너사가 필요에 따라 해당 판매, 재고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유료화 사업으로 제공했다.
④ 오프라인 경험 확대 : 오프컬리(22.9월), 푸드 페스타 (23.7월)
: 22.9월 성수동에 4개층의 약 60평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인 오프컬리를 오픈 했다. 시즌 테마별 큐레이션 상품과 굿즈를 전시하고, 전문가를 섭외하여 미식 문화를 전파하고 체험형 도슨트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테마 관련 제품과 문화를 큐레이션하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임대료,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 등의 절감을 위해 23년 하반기부터 프로그램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다.
대신 23.7월 '컬리 푸드 페스타' 오프라인 대형 행사를 개최했다. 오프컬리와 같은 정기 매장이 아닌 팝업 형식으로, DDP에서 나흘간 파트너사 상품을 전시, 홍보, 판매하고, 컬리의 유료 컨퍼런스도 개최해 미래 식품 산업 전망, 트렌드에 대해 알렸다. 기존 성수 오프컬리 매장의 목적은 2030 잠재 고객 대상 마케팅을 위함이었으나, 높은 운영 비용 등으로 오프라인 채널 확대의 어려움을 느끼고 효과가 더 뛰어난 단기간 팝업 형식의 컬리 푸드 페스타와 같은 오프라인 대형 행사로 대체했다.
⑤ 기타 서비스 - 체류 시간 확대, 신규고객 확보 목적
- 커뮤니티, 컬리로그 (23.5월) : 컬리는 23.5월 컬리로그라는 커뮤니티를 오픈해, 고객이 음식 레시피, 특별한 메뉴, 뷰티 정보, 라이프 스타일 팁 등을 직접 공유하는 콘텐츠 공유 공간이자 다른 고객과 소통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고객들이 상품 후기에서 각자의 레시피나 제품 활용 팁을 공유하는 것을 커뮤니티 서비스로 확장해 개발했고, 하단의 ‘#’ 탭을 터치하면 연결된다. 게시물은 오늘의 집처럼 상품 태깅이 가능하고 태그한 상품을 클릭해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게 해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결했다. 그외 소셜미디어 소통 기능인 해시태그, 좋아요, 댓글, 스크랩, 팔로우/팔로잉 기능을 제공해 고객끼리 소통할 수 있게 했다.
- 게이미픽케이션, 마이컬리팜 (23.8월) : 컬리는 23.8월 게임형 앱테크 서비스인 마이컬리팜을 오픈했다. 고객은 이를 통해 작물을 키우고, 키운 작물을 앱에서 팔거나 실제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원하는 작물을 선택한 후, 일정 시간 마다 물을 주고 수확하면 되는데 틈틈이 앱을 들여다봐야하기 때문에 체류시간을 늘린다. 또한 친구를 초대할 경우 추가 작물 재배가 가능한 텃밭을 주며 신규 고객을 늘리고자 했다.
✔️ 사업 방향 , 이대로 괜찮을까?
위와 같이 컬리는 기업공개 무기한 연기, 성장 정체, 지속된 적자 등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우려가 되는데, 특히 카테고리 확장, 퀵커머스 추진, 마이컬리팜 세가지 경우에 대해서 우려되는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카테고리 확장이다. 컬리가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이유는, 비식품 카테고리는 식품 대비 객단가, 마진이 높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오픈마켓 확대, 공격적인 카테고리 확장은 단기간의 외형 확대, 실적 개선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컬리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오픈마켓 방식은 판매자를 선별할 수는 있으나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들 하나하나까지 콘트롤하기는 어렵다. 또한 카테고리, 판매자, 상품이 많아질수록 판매상품 퀄리티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건 더더욱 어려워진다. 컬리만의 상품과 배송의 차별화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이다.
둘째, 퀵커머스 사업 추진이다. 컬리가 신선식품 새벽배송, 물류에 역량이 뛰어나다고는 하나 퀵커머스 기반 물류는 다른 영역이다. 신선식품은 특히 마진율이 낮고 재고관리가 더욱 어려워 도심 물류 거점인 MFC의 임차 및 재고 관리 등 운영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새벽배송 보다 높은 배달 대행 비용, 베테랑 라이더 확보 및 수급 등 퀵커머스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이륜 배송의 오퍼레이션이 제대로 가능한 제휴처를 찾아, 컬리의 새벽배송 감성을 당일배송에 잘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기타로, 마이컬리팜과 같은 부수적인 서비스이다. 컬리는고품질, 프리미엄 신선식품 이미지에 강점이 있다. 하지만 앱에 이런 앱테크형 게임을 넣은 것은 체류시간 증대에는 도움될지 몰라도, 컬리의 프리미엄 이미지 전략에는 맞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아이텐티티의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다.
컬리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오픈마켓 및 카테고리 확장, 퀵커머스, 데이터사업, 커뮤니티 채널 등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는 필요하나, 그 방향이 기존 컬리의 경쟁력, 장점, 브랜드 이미지, 아이덴티티를 헤치는 방향이 되면 오히려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물론 아직 사업을 추진하는 초기이나, 이런 신사업들이 컬리의 기본적인 경쟁력인 상품 퀄리티 및 큐레이션 능력, 프리미엄 이미지, 신선식품 새벽배송 물류 등을 바탕으로 확장하며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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