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Story 1에서 배달앱의 성장, 경쟁 History에 대해 알아보았다. 코로나로 급성장했던 배달 시장은 엔데믹의 도래로 역성장 하기 시작했고,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워진 배달앱 간 경쟁이 심화되었다. 업계에서는 묶음 배달 도입을 통한 배달비 할인 혜택, 10% 할인 등 프로모션을 확대했다. 또한 최근에는 고객 배달비 부담을 줄인다며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선언했고, 요기요, 배민 등에서도 따라서 무료 배달을 내걸었다. 이러한 배달 업계의 경쟁으로 혜택이 커지는 건 두손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영업이익상 문제는 없는지 의문이 든다. Story 2에서는 무료배달이 가능한 이유,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 기존 수수료 정책
먼저 플랫폼에 대해 알아야 한다. 플랫폼은 공급자와 수요자를 중개해 둘을 연결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전자상거래 공간이다. 플랫폼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데, 먼저 플랫폼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수요자가 존재한다. 배달 서비스 플랫폼의 사업자는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이고, 공급자는 음식점주, 소비자는 고객이 된다.
배달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음식점주는 플랫폼 사용자에게 이용료인 중개수수료를 낸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의 물류 네티워크를 빌려 사용하기에 중개수수료에 더해 배달비를 서비스 이용 요금으로 함께 지불한다. 즉, 한집배달 기준 배달의 민족 이용료는, 6.8%의 중개수수료 + 3% 내외의 결제수수료에 배달비 6000원을 낸다. 단, 배달비는 음식점이 고객 부담 금액(배달팁)을 직접 설정해 고객과 나눌 수 있어, 보통 음식점과 고객이 반반씩 부담해 3000원 내외가 일반적이었다.
📍 묶음 배달 도입을 위한 수수료 변화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들이 수수료 구조를 개편하기 시작했다. 배민은 묶음 알뜰 배달을 도입하며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제시 했는데 기존과 가장 큰 차이점은 소비자 부담 배달비를 음식점주가 설정할 수 없는 것이다. 배민은 지역별 평균 배달거리/배달비/배달팁 등 배달 환경과 시장가격을 고려해 2500~3300원 상당의 배달비를 직접 음식점에게 부과한다 (기존 6.8% 중개수수료와 3% 내외 결제 수수료는 동일). 따라서 기존에 고객 배달팁을 5000~6000원으로 정해 배달비용 0~1000원만 부담하고 있던 음식점은, 알뜰배달로 배달 속도가 더 늦어지는데도 기존 보다 비싼 배달비 2500~3300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기존에 고객 배달팁을 0~1000원으로 설정해 적극적인 영업하고 있었 음식점들은 알뜰배달 도입으로 인한 배달비 할인의 메리트가 음식점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게 되었다. 즉 묶음배달의 도입으로 고객 배달비 감소로 주문이 증가할 순 있으나, 배달 속도는 느려지는데 기존 음식점주가 설정하고 있었던 고객 배달팁에 따라 배달 비용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참고로 쿠팡은 23.6월 묶음 배달인 세이브배달 도입 당시 기존 수수료를 동일하게 적용했다 (기존과 동일, 중개수수료 9.8%, 음식점 부담 배달비 ~5400원). 대신 묶음배달 수수료와 서비스를 음식점주에게 선택할 수 있게 한 배민과는 다르게, 쿠팡이츠는 전 음식점에 묶음 서비스를 일괄 적용 후 추후 적용 제외 신청을 받았다.
묶음 배달 도입으로 고객에게 1000원 정도의 배달비를 할인해 준다. 그럼 이는 플랫폼에서 부담한걸까?
기존 한집 배달이 기본 2500~3000원에 거리 할증을 더해, 통상 3500~5000원의 배달비가 정산됐다면, 묶음 배달은 건당 2000~2500원 수준으로 더 낮다. 개편된 요금제로 플랫폼은 음식점주에게 2500~3300원 상당의 배달비를 받는다. 할인은 해주지만 고객에게도 배달팁을 받는다. 플랫폼은 그들이 운영 중인 배달 라이더, 커넥터에게 물류 비용을 정산하는데, 고객과 음식점주에게 배달비를 고정적으로 받고 묶음 배달 단가를 낮춰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예컨대, 플랫폼은 배민라이더, 배민커넥터에게 픽업장소와 순서, 배달 순서와 경로를 직접 정해준다. 배달 비용은 기본 단가에 거리 할증이 추가 되는 구조라, 묶음 배달 주문이 많아지고 가까운 주문들을 효과적으로 묶어 최적의 경로로 주문을 처리한다면 건단가를 더 줄일 수 있다. 현재는 2건 정도지만, 이후 3~4개의 묶음 배달을 하게 되면 건단가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 플랫폼은 이러한 차익을 기상상황, 피크타임 할증 등 안정적인 배달 서비스 제공을 위한 비용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무료 배달을 확장을 위한 수수료 통합
하지만 묶음 배달 도입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야기했다. 라이더는 배달 건단가가 높은 단건 배달에 몰렸고, 음식점주도 배차와 배달 속도가 빠른 한집 배달을 선호했다. 하지만 고객은 배달비가 낮은 묶음 배달로 주문을 하며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발생했다. 그 결과 배달이 지연되는 일들이 발생했고 배달의 민족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4.1월 수수료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한집배달, 알뜰배달 서비스를 각각 가입하거나 모두 가입하거나 선택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는데, 개편된 배민1플러스는 통합 서비스로 한집배달, 알뜰배달 모두 이용해야한다. 그리고 고객/음식점 부담 배달팁 설정이 불가능하고 2800~3300원의 고정 배달비를 부담한다. (중개수수료 6.8%고정│배달비 서울 3200, 경기도 일대 3000 인천 2900 그외 지방 2800원) 24.3월초 쿠팡이츠 역시 배민1플러스와 비슷한 스마트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중개수수료 9.8%는 그대로이고, 기존 배달비 최대 5,400원에서 쿠팡이츠가 직접 1900~2900원 사이로 부과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쿠팡도 음식점주의 고객 부담 배달비 선택 권한을 없앴다. 그리고 이번 요금제 전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줬으나, 선택이라기 보다는 강요에 가까웠다. 예컨대 배민은 요금제 전환에 동의한 음식점에게만 알뜰배달비 무료 혜택을 줬고, 쿠팡이츠 역시 유료 멤버십 회원 대상의 10% 할인 적용을 요금제 전환 음식점에만 적용했다.
이번 요금제 개편의 핵심은 두 플랫폼 모두 직접 음식점에게 배달비를 부과해 이를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음식점, 라이더가 단건과 묶음배달을 차별 없이 제공하게 해, 고객은 두 옵션을 모두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플랫폼은 좀더 효율적이고 수익 창출이 가능한 묶음 배달을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객은 배달앱에 완전히 정착했다. 즉 음식점들은 이제는 배달앱 없이 매출을 발생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리고 플랫폼은 그러한 시장 지배력을 내세워 원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물론 플랫폼이 묶음 배달을 확대해나가는 것은 고객 배달비 부담을 낮춰 주문량을 늘림으로써 전체 매출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무료 배달이라는 혜택이 음식점주와 라이더의 희생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 플랫폼의 지배력이 커질 수록 음식점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게 없어질 것이고, 점점 희생을 강요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플랫폼은 공급자가 없으면 소비자도 없다. 플랫폼 사업자는 공급자, 소비자 모두 상생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리테일 · 커머스 · 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근마켓의 하이퍼로컬 기반 수익 창출 (1) | 2024.04.12 |
---|---|
무신사 실적, 투자 및 사업 방향 (0) | 2024.04.11 |
배달 플랫폼 Story 1 : 성장 히스토리에 따른 배달 정책 (0) | 2024.04.04 |
백화점 Story 3 : 신세계백화점 App 리뉴얼 (1) | 2024.04.03 |
백화점 Story 2 : 현백 온라인몰, 더현대닷컴 (0) | 2024.03.29 |